3개월 후기 ♬
수료자 / 평가자
똥꼬송이
작성일
2010.10.08
#EBD활용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영어에 노출되었던 3개월이었어요.
생존영어로 연명했던 4개월 넘짓의 배낭여행때 보다도 더.
사실 노출되었다기보다는 영어를 데리고 다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네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작업실에서
늘 들어야만 하는 볼리우드 음악까지 제껴놓은 채 사우스팍을 들었어요.
대사를 확실히 알아듣지 못해도 듣다보면 그 장면들이 떠올라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는.
3개월이 지난 지금 처음 공부했던 에피소드들부터 다시 들어보는데
오랫만에 들으니 재미도 있고, 모두 다 알아듣는건 아니지만 앵앵거리고 빨리 지나가던 소리들이 '말'로 들리더군요.
계속해서 듣다보면 더 많은 대사들을 잡을 수 있겠죠.
녹음해서 냈던 부분들은 확실히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이게 바로 숙제의 효과인가보아요 <@:)
생각해보면 그동안 영어를 어떻게 공부했던건지 사실 기억도 잘 안나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법 그리기 수업이 그 코끼리를 상하전후좌우로 만져보게 해 줬어요.
영어 장님이었던 제가 그렇게 만져본 코끼리를 실제와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요.
무조건 영영 사전을 찾아봐라. 쉬운 동화책부터 읽어봐라. 무조건! 무조건! 그냥 읽어라!
아무리 읽어라 해도 그 문장이 어떤 모양으로 생긴지 알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읽으면 뭐한답니까.
보이는 단어들로 대충 유추해서 아, 이런 내용이구나- 운좋으면 맞게 이해. 아니면 엉뚱하게 대충 넘어가고- 이런 식이죠.
하지만 문법 그리기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니 문장을 보았을 때 얘가 머리가 긴 앤지, 허리가 긴 앤지, 다리가 긴 앤지...
머리를 두가닥으로 묶은 앤지 팔이 네개가 달린 애인지 등등 생김새를 알아보겠더라고요.
영영사전의 단어를 설명해주는 문장들을 쉽게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그 재미에 더 영영사전을 찾아보았던 것 같아요.
(가끔은 영한사전도 찾아봤지만...)
사실 꼭 한국말로 정의할 필요는 없지만 아, 이런 느낌을 뭐라고 하더라 답답하고 궁금할 땐 영한사전도 찾아보는데
아직 영어로만 사고하기에 익숙치 않은 저에겐 이런 방법도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영영사전을 보면 더 확실히 느낌이 왔으니까요.
아, 내가 영영사전을 보다니.
신기해요. ㅎㅎ
조금씩 진도가 나가면서 시작된 writing 과제는 '작문 해 보는'습관이 생기게 해 주었어요.
처음엔 참, 막막했는데
배운걸 응용해서 써보려고 하니 재미도 있고, 선생님이 고쳐주시면 다시 살펴보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동안 올린 과제중 고칠 게 하나도 없다는 코멘트를 받은 과제가 하나 있었는데
헑. 그 순간 정말 숨이 멎도록 벅차올랐답니다.
그 과제때는 영신이 내려오셨었나봐요. @_@
한번 그분이 오셨음을 느꼈으니 계속해서 불러대면 언젠가는 들락날락 안 하시고 자리잡으시겠...죠?
숙제 이외에도 떠오르는 문장들을 혼자 만들어보는 습관이 생겼고요.
가끔 수업 끝난 후 선생님께 검사받기도 하고 ㅎㅎ
여행하면서 만난 외국 친구들과 페이스북에서 가끔 채팅을 하는데
이젠 제가 하고싶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건지 확실히! 이해하고요.
이 기간동안 꿈속에서도 영어를 만났어요.
숙제를 하고 -_-;; 대화를 하고, 듣고...
계속된 인풋이 꿈속에서까지 작용할줄은.
하루는 누워서, 멜로디가 좋아서 마냥 외우고 있었던 팝송을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그전엔 뭐랄까, 그냥 독음으로만 외우듯 그렇게 불렀다면
이날은 노래 가사가 문장이 되어 줄줄 나오더라고요.
아 이부분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정말 새로운 깨달음이었답니다.
이전까지의 팝송들이 그냥 암기였다면 지금은 이해의 단계가 되었달까...
그래서 밤새 가사를 외우고있는 노래들을 천천히 부르면서 그 가사를 음미하느라 잠을 못잔 적도 있었어요.
3개월간에 찾아온 변화가 한두개가 아니라 주절주절, 긴 글이 되었네요.
이제 영어실력을 쌓아갈, 마구마구 쌓아가는데 필요한 장비들을 다 마련했습니다.
터도 잘 닦았고요. 기초공사도 튼튼히 해 놓았으니 탑을 쌓을 일만 남았어요.
수업을 마치며 선생님께서 옵션들까지 퍼 주셔서 정말 장비 하나는 최신식으로 풀옵션 장착을 했다고 보면 되겠네요.
영어랑 친해질 수 있게 열~심히 소개해주신 쌤,
감사합니당.
보훗- 단야왓.
종종 놀러갈께요!
[출처] 3개월 후기 ♬ (딱 3개월 영어에 제대로 미쳐볼 사람만 모임) |작성자 똥꼬송이
AI 요약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영어에 노출되었던 3개월이었어요. 그런데 문법 그리기 수업이 그 코끼리를 상하전후좌우로 만져보게 해 줬어요. 이젠 제가 하고싶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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