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시간 좀 돌려주세요!
수료자 / 평가자
moondoli2
작성일
2015.09.29
#멘탈관리#EBD활용
make a long story short,
지금으로부터 어언 28년 전, 내가 막 대학에 들어갔던 그때, 지금도 미쿡이라면 입다버린 헌 옷까지도 품질이 다르다고 굳게 믿으시는 우리 아부지께서 그당시 어떻게 어떻게 미군 고위급 정보장교와 결혼하여 잘 살고 계신 한 여자분을 알게 되었다. 우리 아부지 어찌어찌 하여 그 부부를 집에 초청하셔서 잘 먹이신 후에 자랑스럽게 한국 최고 대학에 들어간 큰딸 내미를 불러내셔서 아주 아주 곤란한 상황을 연출하시고야 말았으니... 차라리 성문 영어책을 읽으라고 하시지, 차가운 눈매의 냉정한 인상이었던 그 미군 장교 아저씨, 밥값이라 생각하셨는지 인사말까지 일일히 내 발음을 지적질 하셨고, 말은 못하지만 눈치는 있었던 나는 그 잘난 장교님 얼굴에서 읽혀지는 오묘한 표정에 아주 질려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과는 달리 나름 자존심 덩어리의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의 꽃다운 19살...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매우 거부감을 가졌고 엉뚱한 오기로 오히려 영어를 무시하고 한국땅에서 읽을 수 있으면 됐지 뭐 말까지 해야하냐는 나름의 배짱을 부렸던 것 같다. 그런 나의 오기와 다르지 않게 뭐 그런대로 이 좁은 서울 땅 안에서 결혼하고 80~90년대 고도성장기의 수혜를 나름 누리며 영어 안하고도 배부르고 즐겁게 잘 살아왔다.
하지만 나이 40 넘어서 다시 들어간 대학원에서 과제를 위해 영어 저널 번역을 다시 시작해야 했고 이미 내 나이와 별로 차이나지 않은 교수님들에게서 또다시 영어에 대한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대부분 미국 유학을 다녀오셨던 교수님들과 밀접하게 같이 생활하다 보니, 그분들이 미국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그분들의 경험과 경력에 미치는 영향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아직도 집 밖을 나가면 우리 사회에서 영어는 아직도 권세요 힘이었던 것이다. 그 대단해 보이는 교수님들도, 의사선생님들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직장에서의 대접이 달랐고 (독일에서 공부하고 오신 교수님 영어강의 하실 수 없다고 계약 연장이 거부되는),학생의 입장에서도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질과 양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가정주부의 입장에서도 차이를 보여주었다. 미국 생활 경험이 있으신 교수님들은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함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 하루 밥 세끼 먹고 옷입고 놀고 사는 것같은 기본단계에서는 누구나 별 차이가 없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위 상위 단계로 넘어가서는 영어구사력에 따라 삶의 질과 폭에 차이가 난다는 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 엄연한 현실...말레이지아의 호텔 직원과 수다를 떨기 위해서도 영어가 필요한 이 상황...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 간에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인기가 좋다는 이 현실...
그래서 영 내키지 않는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영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파**에서 원어민과 일대일 강의도 두 달을 해보았다. 하지만 비싼 돈 값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마저도 그만두고 뭐 다시 그럭저럭 필요한 것만 채우고 지냈다. 그러던 중 어떤 자격증을 준비하려고 하니 그 요건으로 미국의 워크샾을 참석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에서도 그 자격증이 있는 분이 한분 있어서 자기나라 말로 워크샾을 열 수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분이 한 분도 없다는 것이다. 미국 연수 워크샾은 물론 영어로 진행될 것이고 이 상황에서 이제 어언 50을 코 앞에 둔 나는 다시 한 번 영어와 단판을 지어야 한다는 결기를 세워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벼랑영어'라는 다소 위협적인 명칭을 가진 이곳을 알게 되었다. 표지그림에 벼랑끝에 서 있는 맨발을 보면서 그 절절함이 다가왔고 게시된 글들을 보며 이곳은 뭔가 좀 다를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뒤로 석 달, 정말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에릭 카드만을 보며 진정한 안티소셜의 표본을 보았고 유대인 카일의 깐깐함과 양키스런 스탠, 불쌍한 케니, 못 말리는 버터스 등등 정말 재미있는 군상들의 묘하게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동시에 매일 자 대고 그렸던 문장분석, 손발이 오글거려서 도저히 들을 수 없는 내 목소리 녹음...내가 녹음을 할 때마다 식구들은 주위에서 깔깔거렸고 배를 잡고 비웃어 대면서도 결국 고 3 딸내미 자기도 수능 끝나고 이곳에 다녀보겠다고 약속하였다. 자 대고 그리다가 성질 내며 벅벅 지워대며 다시 그렸던 문장분석, 이제는 저널을 읽다가 잘 해석이 안되면 연습장에 문장을 옮겨서 분석해보면 해석이 명확해지는 일을 실재로 겪고 있다니... 습관은 무서운 것이여...그리고 또 놀라운 일 한가지, 레포트를 쓰면서 듣고 있던 겨울왕국 CD의 노래말이 갑자기 들리기 시작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데 방해가 되어서 꺼야 했다는 경험은 나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혹시나 해서 CNN뉴스 채널을 켜서 들어보았는데 오매 왜 영어가 들리는 것이여?? 나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에 그렇게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CNN에서 먼저 알았다는 것 아닌가. CNN을 듣다보니 우리의 관심과 그들의 관심영역이 좀 다르다는 느낌도 받았다. 아프리카에 대한 기사량이 많음을 보면서 세계 자본이 이제는 그곳에 흥미를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유추를 혼자 해보기도 했다. 구글 검색을 통해 영어로 된 유튜브를 들어보며 공부도 하고 정보도 얻고 영어앱 다운 받아서 인지증진 훈련도 하고, 와우! 늦게 배운 도적질에 날새는 줄 모르고 있다.
벼랑영어, 석 달의 결론은, 내게 영어가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영어는 더 이상 나를 싸늘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오히려 유쾌하게 낄낄거리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해준다. 아, 나의 28년 세월이여... 내가 벼랑영어와 같은 방법으로 영어를 시작할 수 있었더라면... 나는 내 아들과 내 딸을 꼭 이곳에 등록시켜 경험하게 할 것이다. 벼랑영어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그대들로 인해서 내 28년 된 트라우마가 치유됐네요. 어느 분 말대로 당신들이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출처] 누가 내 시간 좀 돌려주세요! (딱 3개월 영어에 제대로 미쳐볼 사람만 모임) |작성자 moondoli2
AI 요약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매우 거부감을 가졌고 엉뚱한 오기로 오히려 영어를 무시하고 한국땅에서 읽을 수 있으면 됐지 뭐 말까지 해야하냐는 나름의 배짱을 부렸던 것 같다. 벼랑영어, 석 달의 결론은, 내게 영어가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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